문화/책

[도서] 불편한 편의점

미련남은곰 2024. 3. 30. 18:27

 

 

불편한 편의점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내 멋대로 줄거리-

(스포주의)

 

편의점 사장인 염영숙은 기차를 타고 내려가다가는 중에

자신의 파우치가 가방 안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기억을 돌이켜 보았지만

도저히 어디에 둔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그때,

이상한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니

어눌한 말투의 남자가 목소리를 전달했다.

 

"염.....영숙... 이에요?"

 


염영숙은 방금 전의 전화를 떠올리며

서울역에서 내렸다.

 

확실히 방금 전 전화를 건 남자는 어눌한 말을 쓰는 노숙자였다.

 

그가 왜 자신의 파우치를 돌려주려고 했을까에 대한

한편의 의구심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느낌을 받는 염영숙 여사였다.

 

그렇게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

도시락을 먹고 있는 한 명의 사내를 발견하였다.

 

확실히 노숙자였다.

 

아마도 전화를 건 남자는 저 사람인 듯했다.

 

잠시 마음을 다잡은 염영숙 여사가 그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세 명의 무리가 그에게 먼저 다가가

폭행을 가했다.

 

그 모습에 순간 얼떨떨해진 염영숙 여사는

멍 때리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맞고 있는 사내의 품에 있는 파우치를 발견했다.

 

자신의 것이었다.

 

그 순간 염여사의 눈에 불이 들어왔다.

 

"야 이놈들아! 그거 놓지 못해!"

 

그녀의 고함과 돌진에 녀석들이 멈칫했다.

 

달려간 그녀는 가방을 들어 맨 앞 녀석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끄아아응!"

 

그 후 소리를 지르며 주변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상황은

금방 종료가 되었다.


상황이 종료되고

노숙자 남자에게 파우치를 건네받은 뒤에

감사함이 그녀의 마음에 물결치기 시작했다.

 

마침 남자가 자신이 먹고 있던

엎어진 도시락을 보고 탄식을 하고 있길래

염 여사는 남자를 이끌었다.

 

"아저씨. 나랑 잠깐 어디 가요. 예?"

 


남자를 이끌고 도착한 곳은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

장사가 잘되지 않고 있지만

자신이 아닌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계속 운영하는 곳이었다.

 

"앞으로 배고플 때 이리로 와요. 언제라도 도시락 먹고 가요."

 

그렇게 시작된 편의점과 노숙자 남자와의 관계

 

그사이에서 벌어지는 따뜻한 이야기들.

 

그리고 밝혀지는 노숙자의 과거.

 


느낀점

 

2권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권은 편의점과 관련된 이야기를 시작부터 중반부까지 서술한다.

그 이야기 속에서 나는 요즘 세상에 찾아보기 어려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쯤에는

노숙자 남자가 왜 노숙자가 된 것인지.

그리고

노숙자 남자가 노숙자라는 도피처가 아닌

자신의 현실을 마주 보고

과거를 청산하려고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가 되었다.

 

어쩌면 높은 여러 가지 벽들에 막힌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자 작가가 의도하고 쓴 글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한편으로는 들기도 했다.


요즘 세상에서 책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30초짜리 숏츠가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면 크지.

 

그럼에도 이러한 작품을 쓰는 작가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 또한 여전하다.

 

영상이란 매체가 우리가 쉽게 먹기는 좋지만

생각을 정리하며

나의 속도에 따라 흡수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마치 영어로 된 문장을 볼 때에

빠르게 읽을 순 있지만

뇌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나중에 무슨 글을 읽은 것인지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의 주체적인 생각이 없는 행위의 반복은 현실에도 점점 적용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며 나도 그렇게 살고 있던 것은 아닌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다.

 


최근 빠르게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려고

인생이라는 책에 적혀 있는 문장을 읽고 있었는데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 전,

행간 사이에서 조금에 휴식을 취해 보니

느낀 점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거지?'

 

급하게 종장에 도달하려고 하다 보니

무슨 내용이었는지 잊어버린 것 같다.

 

횡설수설했지만 아무튼

영상 미디어에 템포에 무의식적으로

삶의 템포가 맞춰져서

급하게 급하게 살게 되다보니

내가 뭘 하려고 하던건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암튼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템포좀 죽이면서 살아야겠다.